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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과투자

패시브 투자와 액티브 투자 : 알고리즘이 만든 수익의 진실

by niceda2 2025. 4. 9.

1. 패시브 투자 전략의 확산과 수익률 구조의 착시

 

패시브 투자는 시장 수익률을 그대로 추종하는 투자 방식으로, 대표적으로 ETF나 인덱스 펀드 형태로 구현된다. 최근 10년간 이러한 패시브 전략은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고, 기관투자자부터 개인투자자까지 대거 유입되는 현상을 만들어냈다.

 

패시브 전략이 주목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낮은 운용 비용, 장기적으로 시장 평균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다는 안정성, 그리고 성과 예측 가능성 때문이다. 특히 벤치마크 지수(S&P500, KOSPI200 등)가 우상향하는 시장 구조에서는 패시브 전략만으로도 액티브 전략을 초과하는 수익을 기록하는 착시가 발생한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은 특정 조건이 충족될 때만 유효하다. 시장 전체가 우상향하고, 지수 구성 종목들의 시가총액이 대형주 중심으로 집중되어 있을 때 패시브 전략은 최대 효과를 발휘한다. 반면, 변동성이 크고 방향성이 불분명한 박스권 장세에서는 오히려 수익률이 둔화될 수 있으며, 이는 장기 투자자에게 심리적 피로감을 주기도 한다.

 

즉, 패시브 투자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시장 환경에 크게 의존적이며, 투자자가 알고 있는 ‘안정적인 수익’은 어디까지나 과거 데이터 기반의 기대치일 뿐이다. 진정한 의미의 수익 구조는 지수 구성의 변화, ETF 리밸런싱 기준, 자산군 간 흐름의 미세한 움직임에 따라 예기치 않게 바뀔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2. 액티브 투자 전략의 본질과 알고리즘 간섭의 그림자

 

액티브 투자는 펀드매니저나 투자자가 시장 대비 초과수익(알파)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이 전략은 기업의 실적, 산업 트렌드, 경제 지표 등 다양한 요소를 분석하여 저평가 종목을 선별하거나, 단기 트렌드를 활용해 고수익을 추구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높은 수수료와 성과 불확실성으로 인해 비판받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최근 몇 년 사이, 액티브 전략조차도 알고리즘에 의한 자동화된 의사결정에 깊이 잠식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알고리즘 트레이딩이 시장 전체 거래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주식시장의 사례를 보면, 인간의 판단보다 머신의 패턴 인식이 우선되는 구조가 이미 일상화되었다.

 

이에 따라 액티브 투자자들은 점차 단독 판단이 아닌 알고리즘 기반 데이터 분석에 의존하게 되었고, 이는 투자 전략의 다양성보다 비슷한 방향으로 수렴하는 모방 전략으로 전락할 위험성을 초래하고 있다. 예를 들어, 퀀트 기반 액티브 펀드의 경우 과거 수익률이 높은 스타일(예: 모멘텀, 저변동성 등)에 편중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시장 전체의 리스크를 증폭시킬 수 있다.

 

액티브 전략이 원래 지향했던 ‘독립적 판단에 기반한 초과 수익’은 알고리즘 도입 이후 오히려 과거 데이터에 대한 집단적 추종 심리로 변질되는 모순을 낳고 있으며, 이는 투자의 본질과 알고리즘의 목적이 얼마나 충돌하는지를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하다.

 

패시브 투자와 액티브 투자 : 알고리즘이 만든 수익의 진실

 

3. 알고리즘 기반 패시브 전략의 수익 왜곡 메커니즘

 

오늘날 많은 ETF와 펀드가 단순히 인덱스를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알고리즘에 의해 자동화된 리밸런싱 및 종목 편입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문제는 이 알고리즘이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특정 종목의 과매수/과매도 현상을 유도하며, 전체 시장의 가격 흐름을 왜곡시키는 구조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대형 기술주의 편입 비중이 높은 미국 ETF의 경우, FAANG 종목에 집중된 자금 흐름이 결과적으로 해당 주가를 비정상적으로 상승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는 패시브 전략으로 유입된 자금이 특정 종목에 몰리면서, 오히려 액티브 전략보다 더 큰 시장 교란 요인이 되는 아이러니를 낳는다.

 

또한 알고리즘은 과거 데이터와 수학적 모델링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극단적 외부 변수(전쟁, 팬데믹, 지정학 리스크 등)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이 어렵다. 이로 인해 급격한 시장 변동 시 알고리즘 기반 패시브 전략은 단기 급락을 방어하지 못하고 그대로 수익률 하락으로 직결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즉, 알고리즘은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보이지만, 데이터에 의해 과거를 모방할 뿐 미래를 창조하지는 못한다는 구조적 한계를 내포하고 있으며, 이것이 수익 왜곡의 본질이자 장기 투자자들이 경계해야 할 지점이다.

 

4. 투자자의 전략 선택: 인간의 판단과 알고리즘의 경계

 

투자자는 패시브와 액티브, 그리고 알고리즘의 중간 어디쯤에 서 있다. 과거에는 ‘사람이 고른 종목이냐, 시장 전체를 따르느냐’가 투자 방식의 핵심이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까지 알고리즘에 의존할 것인가’가 더욱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 이는 단순한 투자 성향의 문제가 아니라, 리스크 관리와 수익 최적화의 방식에 대한 철학적 판단으로까지 이어진다.

 

많은 투자자들은 이제 하이브리드 전략을 선호한다. 이는 알고리즘의 데이터 분석 능력을 기반으로 하되, 최종 판단은 인간의 직관과 시장 감각으로 결정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ETF에 기반한 자산배분 전략을 수행하면서, 경제지표 발표나 지정학적 이벤트에 따라 일부 섹터를 액티브하게 조정하는 방식이 이에 해당한다.

 

궁극적으로 투자자는 알고리즘을 맹신하지도, 인간의 직감을 과신하지도 않아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전략은 양자의 강점을 결합한 통합적 사고이며, 이 균형점을 찾는 것이 수익률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핵심이다.


알고리즘이 만든 수익이 진짜 실력인지, 우연인지에 대한 해답은 결국 투자자의 판단력과 유연성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