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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과투자

주식 시장에서 인공지능 트레이딩의 윤리적 쟁점

by niceda2 2025. 4. 17.

[1] 인공지능 트레이딩의 개념과 주식 시장에서의 활용

인공지능 트레이딩은 컴퓨터 알고리즘이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사람의 개입 없이 주식 매매를 자동으로 수행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 방식은 고속의 정보 처리 능력을 활용해 시장 변동에 빠르게 반응하거나, 통계적 패턴을 기반으로 수익 기회를 포착한다.
대표적인 형태로는 고빈도 매매(HFT, High-Frequency Trading), 퀀트 기반 알고리즘 트레이딩, 그리고 최근 주목받는 딥러닝 기반 트레이딩 모델이 있다.

이러한 트레이딩 시스템은 기존 인간 중심의 매매 방식보다 속도, 정확성, 감정 배제 등의 측면에서 탁월한 효율성을 자랑한다.
특히 글로벌 헤지펀드, 투자은행, 연기금 등은 이미 수조 원 규모의 자금을 인공지능 트레이딩 모델에 맡겨 운용하고 있으며,
일부 시장에서는 전체 거래의 60% 이상이 AI 기반 자동 매매로 이뤄지고 있다는 통계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런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주식 시장의 근본적인 구조와 시장 참여자 간 공정성의 문제, 알고리즘의 불투명성, 윤리 기준의 공백
여러 가지 윤리적 쟁점을 동반하고 있다.
즉, 기술 자체의 유용성은 높지만, 그 사용 방식에 따라 심각한 사회적·경제적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잠재력도 함께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2] 시장 공정성 훼손과 정보 비대칭 문제

인공지능 트레이딩이 주식 시장에 광범위하게 적용되면서 가장 먼저 제기되는 윤리적 쟁점은 ‘시장 공정성의 훼손’ 문제다.
AI 트레이딩을 운용하는 기관은 일반 투자자와 비교해 엄청난 속도로 거래를 집행하며, 시장의 미세한 가격 차이까지 실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는 사실상 ‘기술적 특권’이라 할 수 있으며, 기본적인 정보 접근성, 반응 속도에서 개인 투자자와의 격차를 심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특히 고빈도 매매(HFT)는 나노초 단위의 속도 경쟁을 통해 가격 변동 직전의 정보를 선점하고,
앞선 주문을 배치하여 초단타 차익을 실현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결국 동일한 시장 안에서도 투자자 간 기회의 불균형이 심화되는 구조를 만든다.
이는 자본과 기술력이 집중된 소수 기관에게만 이익을 몰아주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으며,
결국 시장 전체의 신뢰성 저하와 참여자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AI 시스템은 시장 뉴스, SNS 데이터, 고빈도 데이터 등 다양한 비정형 정보를 실시간 분석해 거래에 반영하는데,
이 과정에서 일반 투자자가 접근할 수 없는 비공개 데이터나, 머신러닝이 자체적으로 해석한 시장 예측 정보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정보 비대칭의 윤리 문제도 제기된다.
즉, 단순한 기술의 진보를 넘어서, 시장 내 ‘공정한 경쟁’이라는 가치가 점점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 알고리즘의 의사결정 구조와 책임 소재의 불분명성

AI 트레이딩의 또 다른 윤리적 문제는 알고리즘의 의사결정 과정이 ‘블랙박스’처럼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딥러닝 모델이나 강화학습 기반 알고리즘은 스스로 학습하며 거래 전략을 발전시키기 때문에,
매수·매도 결정을 왜 내렸는지를 외부에서 명확하게 설명하거나 추적하기 어려운 구조를 지닌다.

이는 거래 전략이 실패했거나, 의도치 않게 시장 교란을 초래한 경우에도 책임 소재를 명확히 묻기 어렵다는 문제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2010년 미국에서 발생한 ‘플래시 크래시(Flash Crash)’ 사건처럼 AI 알고리즘의 오작동이나 과도한 자동 매매로 인해
단 몇 분 만에 시장이 붕괴되는 상황이 재현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스템 개발자와 운용자 간 책임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

또한 알고리즘이 반복적으로 학습하는 과정에서 편향된 데이터나 비윤리적 조건을 학습할 경우,
차별적이고 왜곡된 거래 전략이 생성될 위험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특정 시장 참여자만을 대상으로 반복적인 가격 조작성 매매를 학습할 수도 있고,
시장 유동성이 부족한 종목에서 비정상적 수급 왜곡을 유발할 수도 있다.

결국 이러한 구조적 불투명성은 시장 리스크 관리뿐 아니라, AI 기술 전반에 대한 윤리 프레임워크 구축이 시급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주식 시장에서 인공지능 트레이딩의 윤리적 쟁점

[4] 윤리적 규제 방향과 책임 있는 AI 투자 생태계 조성

AI 트레이딩의 확산 속도는 기존 법·제도의 대응 속도를 훨씬 앞서가고 있다.
따라서 현재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책임 있는 AI 운용 원칙’과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윤리적 규제 환경 구축이다.
특히 금융당국은 단순한 수익률 기준의 규제가 아니라, 알고리즘의 투명성, 설명 가능성, 공정성 기준을 포함한 포괄적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

글로벌 기준으로 보면, EU는 이미 ‘AI 규제법안(AI Act)’을 통해 금융 분야 알고리즘에 대한 규제 프레임을 준비 중이며,
미국 SEC도 AI 알고리즘이 투자자에게 불공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며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각국은 기술의 진보와 함께 윤리적 책임을 병행하는 이중 관리 체계로 전환 중이다.

기업 차원에서도 중요한 변화가 요구된다.
AI를 운용하는 금융기관은 자체적으로 알고리즘 내부 구조를 정기적으로 검토하고, 설명 가능성과 시장 영향에 대한 감시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또한 투자자에게 해당 전략이 어떤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하며, 어떤 리스크 요인이 있는지 명확히 고지하는 책임 있는 정보 제공이 필수다.

궁극적으로 인공지능 트레이딩은 단순히 수익률 향상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자본 시장의 생태계 구조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행위이기 때문에, 기술적 정교함보다 윤리적 정당성이 먼저 확보되어야 한다.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기반 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자, 운용자, 규제기관, 투자자가 모두 윤리 프레임워크 위에서 협력하는 생태계 조성이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