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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정치 리스크(Geopolitical Risk)와 원자재 가격의 연동성 분석

niceda2 2025. 4. 23. 15:34

지리정치 리스크의 정의와 원자재 시장과의 연결 구조

지리정치 리스크(Geopolitical Risk)는 국가 간 전쟁, 분쟁, 제재, 외교 단절, 정치 불안 등 국제 질서와 군사·외교적 긴장에 의해 발생하는 경제적 불확실성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리스크는 실물 경제보다는 심리적 기대와 시장 수급 구조에 영향을 주는 ‘정책·안보 변수’로서, 특히 원자재 시장에서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가격 반응을 유도하는 고민감도 리스크 요인입니다.

 

이는 원자재가 대부분 지리적으로 편중된 생산지에 의존하고, 운송 경로가 제한된 공급 기반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석유는 중동, 천연가스는 러시아·카타르, 리튬·희토류는 중국·남미, 곡물은 우크라이나·미국 등 지정학적 거점 지역에서의 공급이 제한되면, 해당 자원의 글로벌 수급 균형이 단기간에 무너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리정치 리스크는 단순한 ‘뉴스 이벤트’ 수준이 아니라, 원자재 공급망의 실질 단절과 수송 비용 상승, 재고 전략 변화 등을 유발하여 가격에 구조적 충격을 주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원자재는 기술적 분석보다 거시·정치 리스크에 더 즉각 반응하는 자산군이며, 투자자는 특정 지역에서 발생하는 정치적 긴장 상태가 어떤 원자재의 수급·가격 구조에 직접 연결되어 있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에너지 자원과 지정학적 불안정성 간의 고연동 구조

에너지 원자재는 지리정치 리스크와 가장 밀접하게 연동되는 자산군으로 평가됩니다.
특히 원유와 천연가스는 소수의 산유국에 생산이 집중되어 있으며, 글로벌 공급의 60% 이상이 특정 지역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군사적 분쟁, 해상 봉쇄, 제재 등으로 인해 가격이 극단적으로 반응하는 구조를 보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중동 리스크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이라크, UAE 등은 OPEC의 핵심 국가이며, 이 지역에서 발생하는 사우디 유전 피격,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란 핵 협상 파기 등은 즉시 국제 유가의 급등 또는 가격 불안정을 유발합니다.

 

또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유럽의 천연가스 공급망을 붕괴시키면서 국제 LNG 가격과 유럽 내 전력 단가를 사상 최고 수준까지 끌어올린 결정적 사건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에너지 안보와 지정학이 직결될 때 원자재 가격이 어떻게 급변하는지를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에너지 자원은 생산부터 운송까지 군사적·정치적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는 자산이며, 투자자는 유가나 천연가스 가격의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반드시 해당 지역의 지정학 동향을 병행 분석해야 합니다.

 

지리정치 리스크(Geopolitical Risk)와 원자재 가격의 연동성 분석

금속·농산물 원자재의 가격 반응성과 리스크 전이 경로

지리정치 리스크는 에너지 외에도 곡물·비철금속 등 산업용 원자재 시장에도 폭넓은 영향을 미칩니다.
곡물은 전 세계적으로 소수의 국가에서 대규모로 수출되며, 특히 우크라이나, 러시아,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밀, 옥수수, 대두 등의 생산과 수출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을 당시,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 통로가 봉쇄되면서 전 세계 밀 가격이 60% 이상 급등했고,
이로 인해 중동과 북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는 식량 부족 사태와 사회 불안이 확대되었습니다.
이러한 예는 지리정치 리스크가 원자재 가격뿐 아니라, 사회적 위기와 외환시장까지 파급되는 전이 경로를 지니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한편 비철금속(구리, 알루미늄, 니켈, 리튬 등)은 친환경 산업과 배터리 기술에 핵심적으로 사용되며, 중국과 남미, 아프리카 등의 채굴 지역에 대한 정치적 리스크나 환경 규제 강화는 단기간 내 공급 차질과 가격 급등을 유도하는 요인이 됩니다.

 

이처럼 비에너지 원자재도 정치적 리스크에 따른 공급망 훼손이나 수출 제한 정책 등으로 인해 민감하게 가격이 반응하며,
특히 공급집중도와 산업 수요 집중도가 높은 자산일수록 지리정치 리스크의 민감도가 극단적으로 증가하는 구조를 갖습니다.

 

 

원자재 투자 전략 수립을 위한 리스크 분석 포인트

지리정치 리스크가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주는 것을 이해했다면, 투자자는 해당 리스크를 ‘정량적 가격 신호’로 전환해 해석하는 구조적 전략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뉴스 이벤트를 추종하기보다는, 어떤 지정학적 요소가 어떤 자산에 영향을 미치는지 사전 구조화된 매트릭스 분석이 선행돼야 합니다.

 

첫째, 투자자는 지역별 리스크와 자산군 매핑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중동 정세 불안은 유가·LNG에, 동유럽 분쟁은 곡물·비료에, 아프리카 쿠데타는 코발트·금에 영향을 줍니다.
이러한 지역-자산 연계 구조를 사전에 구축하면, 리스크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 전략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둘째, 시장에 리스크가 이미 가격 반영되어 있는지 여부(리스크 프라이싱 상태)를 판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선 선물 곡선의 백워데이션 여부, 옵션 변동성(VIX·OVX), CDS 프리미엄 변화 등을 체크해야 합니다.
이런 지표들은 시장 참여자들이 아직 리스크를 과소평가하고 있는지, 아니면 과도하게 반영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실질적 판단 기준이 됩니다.

 

셋째, 지정학 리스크에 따라 상이한 자산의 변동성 민감도를 이해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금은 ‘위험 회피 자산’으로 가격이 오르지만, 산업용 금속은 공급망 단절로 인해 일시적 급등 후 급락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기 헤지와 장기 포지션의 구분이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원자재 투자자는 지리정치 리스크를 단순 변수로 보기보다는, 그 리스크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가격에 반영될지를 사전 예측하고 구조화하는 능력이 요구되며, 이는 장기적인 투자 수익률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 요인이 됩니다.